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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연장 일각/밴드연습실 (D)
손을 들고 열광하는 관객들의 함성과 함께 무대 위의 밴드 모습
보여지고.
두둥! 두둥! 탕!~ 드럼 연주를 시작하는 손!
수인의 드럼연주를 시작으로,
베이스기타 연주하는 화자가 보이고..
기타 연주하는 아름이 보이고..
드디어! 노래 시작하는 보컬 설희가 보이는데..
그녀들의 복장도 밴드에 맞게 다소 파격적인 느낌들이다.
마구 찢어진 청바지..혹은 보랏빛 가죽 자켓.. 혹은 망사 옷..
락밴드의 악세서리까지 걸치고 있는.
제법 능숙한 솜씨로 악기를 연주하는 일행들.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어우러지며 현란한 무대매너를 보여주는
설희네 밴드.
관객들의 호응도 커져 가고 음악은 절정을 향해 가는데
알고 보면 영업시작 전 클럽무대에서
복장 갖춰 입고 연습하고 있는 모습들.
일각에서 대걸레질하고 있는 남종업원(20대초반)
하지만, 여전히 연주에 심취해 있는 이들.
그녀들의 신나는 연주와 발랄한 보컬 설희의 모습이
리드미컬하게 보여 지다가, 갑자기 뚝 끊기는 사운드.
일행들 놀라 연주를 멈추고 일각을 돌아보면
남종업원(뽑은 코드 들고) 타임 끝났는데요.
화자 (애교 떨며) 아이 학생... 서비스 30분만..
남종업원아줌마! 그 삼십분도 벌써 지났거든요.
여기가 무슨 노래방도 아니구...
저 청소 해야니까 얼른 정리하세요!
2. 대기실 (D)
설희 일행들 평상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설희는 굉장히 세련되고 고상한 명품 의상으로.)
화자는 한쪽에서 누군가와 통화중인데,
화자 (깨지고 있는 중) 아유 팀장님. 거짓말이면 저 벼락 맞아요.
일부러 팀장님 전화 쌩깐 게 아니라 상담 중이었다니까요?!
(상대방 쪽에서 소리를 질러대는지 핸드폰을 귀에서 떼고 찡그리고)
옷을 다 갈아입은 설희가 화장실쪽에서 나오고.
재키 케네디, 그레이스 켈리처럼 우아한 아름다움.
완벽한 청담동 며느리 룩 컨셉의 토털 명품 코디.
설희 먼저 갈게. 다음 연습장소 정해지면 연락 줘라.
수인 언니..난 다음 연습 때 못 올지도 몰라. 우리 애들 데뷔 코앞이라,
해나 (빈정거림)너 그놈에 데뷔 타령 벌써 일 년 짼 거 아니?
수인 (겸연쩍게 웃으며)이번엔 진짜예요.
화자 (핸드폰에 대고 버럭) 아으 귀청 떨어지겠네!
지금 간다고요!!(핸드폰 팍 끊으며)
서방복 없는 년은 팀장복도 없다더니 하필이면 이런 놈한테 걸려서 에이..
(악기 챙기다가 막 나갈려는 설희를 보고)
설희야..잠깐... 나 할 말 있어.
설희가 나갈려다가..돌아보며 서는데..
화자 (조심스럽게)우리 있잖아.. 진짜 무대에 함 서보면 어떨까?
해나 진짜 무대?
화자 나 아는 분이...우리가 정기적으로 밴드 연습하고 있다니까
진짜 무대에 세워 주겠다는거야.
보는 사람들도 없는데서.. 우리끼리 연습만 해댈게 아니라...
관객도 있는 진짜 무대에서 폼나게..(신나서 기타치는 시늉하며)
짜릿하지 않겠냐?
설희 이화자! 누구 신세 망칠려고 작정했니!!
화자 설희야~~ 중계방송하는 것도 아닌데... 딱 한번만...안 될까?
설희 됐어 기집애야. 수인이는 나 잠깐 보자.
설희 밖으로 나가면 수인 따라 나가는데..
화자 아..씨...재밌을거 같은데.. (하고 기타들고 다시 무대에 올라서면)
남종업원(테이블 의자 정리하다) 아줌마! 사장님 올 시간 됐어요.
아줌마들한테 여기 연습실로 빌려 준거 걸리면 저 짤려요~
화자 알았어 알았어.. 아이 참 전용연습실 하나 만들든지 해야지..
이놈의 메뚜기 신세... (문득 생각났다) 야! 나 아줌마 아냐~
3. 대기실 밖 (D)
설희.. 수인에게 돈봉투를 내민다.
수인 (?)뭐야?
설희 화자한테 들었어. 너 많이 어렵대매.
수인 (미안한)지난번 돈도 못갚았는데 뭐.. 괜찮아.
설희 그냥 받기 그럼..내가 투자하는 걸로 해.
난...기타 치는 놈이 괜찮더라. 그 자식..거..딱 내 스타일이야..
수인 맞다..그러고 보니까..걔가...형부 좀 닮았네.
설희 나 그놈한테..투자하는거니까 빨리 받아.
수인 (망설이는데).....
설희 안 받어?
수인 ... (받으며)고마워..꼭 갚을게..
설희 (웃으며)다음 연습 때 보자. (가는)
걸어 나오는 설희 뒤로.. 고마워서 설희를 보고 있는 수인이 보이고.
4. 연습실 건물 앞 (D)
설희가 밖으로 나오면 일각에 벤츠나
BMW급 기사 달린 승용차가 대기하고 있고 기사가..
얼른 문을 열어주면 설희.. 우아하게 뒷자리에 탄다.
5. 고급 에스테틱 입구 (D)
그 설희가 들어오면..
세련된 제복과 자태의 여직원들..
일제히 일어서서 스튜어디스처럼 정중하게
허리 숙여 인사한다.
설희.. 익숙한 듯 우아하게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샵 매니저.. 얼른 설희의 뒤를 따르며..
잘 교육된 화사하고 정중한 태도로,
매니저 한성 둘째사모님이랑 미래일보 막내사모님 와 계십니다.
안내할까요?
설희 (우아한 미소로) 아냐 됐어요. 저번의 그 룸 비었나?
매니저 네. 사모님. 오늘은 프라미스 아쿠아 리프트로 준비할까요?
설희 아니, 스톤테라피로 해줘요.
매니저 네. 준비하겠습니다. 사모님.
6. 럭셔리 마사지 룸 (D)/몽타주
- 고급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설희
- 스톤테라피 마사지 받고 있는 설희의 모습
6-1. 고급 미용실(D)/몽타주
미용사 등에게 둘러싸여 헤어와 메이컵, 네일아트까지 받고 있는 설희의 모습...
6-2. 고급 의상실 일각(D)/몽따주
네명의 모델들이 각각 드레스를 차려입고 나오면 한쪽에 앉아 드레스를 보며 귓속말
로 얘기를 나누고 있는 설희와 홍여사의 모습.
7. 고급 명품 주얼리샵 (D)
설희와 홍여사.. 총매니저의 정중한 안내를 받으며 VIP룸으로 걸어가고 있다.
은은한 클래식이 낮게 흐르고 있고..
내부에는 한눈에 상류층 사모님들, 상류층 자제커플로 보이는 사람들이
품위 있게 주얼리를 살펴보거나 설명을 듣고 있는데.
8. 동 주얼리샵 VIP룸 (D)
보석케이스가 하나씩 열리면서 보여 지는 보석들...
(목걸이.. 귀걸이...반지 등등.. 한 세트의 명품 보석들)
앉아있는 홍여사와 설희의 앞에 그 보석케이스들이 일렬로 놓여있는데.
설희와 홍여사.. 이런 자리가 익숙한 듯.. 담담하게 시선으로만 보석에
눈길을 주는 동안..
총매니저(품격 있는 40세 남자. 정중히)
지난주에 스위스에서 도착한 겁니다.
성일 큰사모님이 계속 찾고 계시던 겁니다.
대성 둘째따님도 문의하셨지만 오픈 안했습니다.
(설희 보며) 오늘 작은 사모님 품위에 손색없으실 겁니다.
홍여사 (다감하게 설희에게) 어떠냐.
설희 (우아한 미소로) 좋아요. 어머님. (마음에 든다는)
홍여사 오늘 이 아이가 주인공이라 내가 억지를 좀 부렸네.
그쪽엔 미안하다고 전해주게.
총매니저아닙니다. 사모님. 좋은 작품일수록 주인이 따로 있는 법이지요.
아드님 취임 축하드립니다. 대단한 아드님을 두셨습니다.
홍여사 (다감하게 설희 보며) 그게 다 배필을 잘 만난 덕 아니겠나.
설희 (미소로 화답해주는)
9. 호텔 앞 (N)
도착하는 대형 외제차.
기사가 얼른 문을 열어주면.. 뒷문에서 드레스로 갈아입은
설희와 홍여사가.. 내린다.
10. 호텔 1층 로비 (N)
설희와 홍여사 들어서면..
입구 안쪽. 마중을 나와 있던 호텔총지배인과 매니저들,
일제히 인사를 한다.
홍여사와 설희.. 우아하게 목례해주고 그들을 지나치면,
행사진행요원으로 동원된 로펌 직원들이
일제히 홍여사와 설희를 향해 구십도로 허리를 숙인다.
그 한가운데로 우아하게 걸어오는 홍여사와 설희.
홍여사 (우아한 표정. 앞을 보는 시선 잃지 않으며
설희에게만 들리도록.. 아까와는 달리 냉랭한)
실수 안하도록 조심하거라. 가능하면 입 다물고.
먼저 나서서 끼어들지 말고.
설희 (낮게) 네. 어머님.
홍여사 이 좋은 날, 왜 이리 불안해야 하니, 너 때문에.
설희 (눈 마주친 직원들에게 우아한 미소로 목례)
11. 호텔 컴퍼런스룸 (N)
‘차지욱 변호사 법무법인 지천명 공동대표 취임 축하’ 플래카드가 걸린
파티장.
상류층 인사들, 귀부인들이 실내를 가득 메우고 있고.
홍여사, 차지검장 (설희 시부), 동서, 시누, 등의 모습도 보인다.
로펌 직원들과 여사환들도 행사도우미로 분주히 돌아다니며
시중을 들고 있고.
지욱과 나란히 서 있는.. 아름다운 설희.
사회자 (좌중을 향해)대한민국 최고의 로펌 지천명에 최연소로 공동대표에
취임하게 된 차지욱 변호사님이십니다.
우레 같은 박수가 터지고.
지욱과 설희가 단상 중앙으로 나가는데..
설희.. 우아한 미소로 지욱의 옆에 나란히 서 있는데.
지욱 (키 크고 잘 생기고 성공한 남자로서의 당당한 자신감과 위트가
뚝뚝 흐르는)
3백62명 변호사를 대표해 지천명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습니다.
이제 우리 지천명 모든 변호사분들과 저는 일련탁생. 공동운명쳅니다.
변호사분들의 마음까지 장악해나가겠습니다.
지금 제 아내의 미모에
한 눈 팔고계신 변호사님들이 첫 번째 대상이 될 겁니다.
지욱의 위트에 웃음소리와 박수가 다시 터진다.
뿌듯한 홍여사와 차지검장.
지욱 설희에게 , 다정히 웃어주곤 한 팔로 에스코트해 단상을
내려오는데..
설희, 너무 긴장해 잘 웃어지지가 않는다.
지욱 (설희에게만 들리도록 낮게.. 얼굴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냉정한..)
누구한테도 말 걸지 마. 뭘 물어도 웃기만 해. 눈치 봐서 먼저 빠져나가.
단상을 다 내려온 지욱과 설희.
지욱, 이내 악수를 청하며 축하해 오는 사람들 무리 속으로
휩쓸려 들고..
혼자 된 설희.. 주변을 보면 다들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도 설희에게 말을 걸어오지 않는다.
설희, 어디로 끼어들어야 하나.. 주변을 살피면서 걸어오다가..
한 무리의 또래 상류층 여인들과 남자들에게 다가간다.
다들 설희에게 ‘축하합니다..’ 예의상 인사만 던지곤 원래 화제로 대화 계속한다.
남자1 인블루오션먼트도 이번 M&A는 어렵지 않겠어?
여자1 모르지 경영진을 구워삶아 LBO 전술을 들고 나올지도.
여자2 정크본드 남발하는 거 보면 것도 아닌 것 같지 않니?
설희 (대화에 끼어들지를 못하겠다)
설희.. 슬그머니 자리를 뜨려는데,
여자2 사모님 생각은 어떠세요?
설희 (우아한 미소로) 제 생각엔 (저쪽을 보곤 우아한 반가움) 강변호사님?
(여자2에게) 잠시만 실례 좀.. (우아하게 웃으며 그쪽으로 다가간다)
설희, 그쪽으로 향하다가.. 슬그머니 방향을 틀어..
사람들 사이로 걸어오는데..
저만치 홍여사와 상류층 사모님들이 모여 있다.
그 중 하나와 눈이 마주친 설희, 인사하며 다가간다.
설희 안녕하세요?
홍여사 (다소 불안해지는 기색)
사모님1 큰며느리 분은 복도 많으시지. 어떻게 차변호사 마음을 잡았대?
설희 (우아하게 미소만)
사모님2 차변호사 대학 후배라며?
사모님3 (사모님2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그건 차변 남동생 차검사 얘기고.
사모님2 그럼 큰 며느님은 어디 출신인데?
설희 네. 전,,
홍여사 (OL) (설희에게 다정한척) 네 동서 좀 찾아보렴.
설희 네. 어머님.
설희..목례하고 오고..그 뒤로,
사모님2 (홍여사보고)어디 출신이예요?
사모님3 (다시 사모님2의 옆구리 쿡 찌르고)..
홍여사 둘째따님이 우리 둘째 며늘애와 동창이라지요?
사모님3 그러게요. 저도 몰랐다 얼마전에 알았어요.
설희, 저만치 동서가 또래 상류층 여자들과 있는 곳으로 다가가는데..
설희와 등을 지고 있던 동서, 설희가 다가오는지도 모른 채 얘기 중.
동서 자기들도 결혼 전에 그 집안 동서들 수준 체크해.
이건 뭐 만나도 공통화제가 있어야지.
설희 (들었지만 애써 밝게) 동서!
동서 (?) (돌아보는)
설희 어머님 찾으셔.
동서 네. (피하듯 홍여사 쪽으로 가고)
동서와 있던 여자들.. 다들 어색하고 불편하게 설희를 보는데,
설희 (우아한) 인블루먼트도 이번 M&A는 어렵지 않을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녀들.. 다들 설희에게 어색하게.. 불편하게.. 웃어주며 흩어지는데,
설희 (자신을 피하는 거라는 걸 느낀다) ....
(혼잣말로 다시 한번 중얼거려보는데)..인블루먼트도 이번M&A는
어렵지 않을까요?
혼자 중얼거려놓고..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데..
설희 ..... (다시 주위를 살펴보는데 어디에도 끼어들 자리가 없는 기분)....
(문득 어느 곳에 시선 멈추고) ....
설희가 보는 곳. 저 멀리.
지욱과 승혜가 웃으며 뭔가 속삭이고 있다.
지욱과 승혜의 모습은 마치 친한 동료처럼 보이기도 하고 연인처럼 보이기도 하는
묘한 느낌이고.
설희 (그 둘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밖으로 나가는 설희.
12. 호텔 화장실 (N)
설희, 들어와 있는데..
화장실 칸막이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
여1(E) 정말?
여2(E) 그래~
여1(E) 야. 설마.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진짜 우리로펌 사환이었다고?
차변 싸모가?
설희. 가만히 듣고 있다.
13. 화장실 칸막이 밖 (N)
여2 여상 졸업하자마자 우리 로펌 들어 왔대잖아. 얼굴 좀 반반한걸로
차변한테 꼬리쳐서 차변이 홀딱 녹아난 거지.
여1 암만 녹아났대도 차변 집에서 결혼시켰겠어? 사환인데?
여2 제일 강한 무길 쓴거지
여1 뭔데?
여2 차변 집안이 대대로 품위 하난 죽인대잖냐.
그런 집안에다..나..임신했어요 한거지.
여1 야. 소설 그만 써. 차변 애 없거든?
여2 결혼 시키자마자 유산 됐대.
여1 와~ 차변 집안 디따 황당했겠다?
여2 이미 결혼식은 올렸지, 잘난 아들 이혼경력 만들긴 싫지,
그러니 얼마나 그 여자가 밉겠니?
그 얘긴 들었어? 그 여자 여고 다닐 때 짱이었다는 거?
여1 진짜? 어머 어머
여2 왕십리에선 유~명했대. 완전 속물에다 날탱인 거지.
14. 칸막이 안 (N)
그 말을 듣고 있는 설희.. 서글프다.
여1(E) (OL) 야. 넘 오래 비웠다. 가면서 얘기해.
하는 소리와 동시에 칸막이 문 열리고.. 설희 나온다. 사환1,2가 설희 보고서 화들짝
놀란다.
설희가 두 여자를 물끄러미 본다.
여1 (화끈화끈)
여2 (난 죽었다 이제)
여1 (꾸벅) 죄송합니다. 사모님. 얘가 뭘 모르고 헛소문을...
(꾸벅) 죄송합니다.
설희 (웃으며) 다 사실이에요.
여1,2 .....
설희 자기들도 이왕이면 한 살이라도 더 어릴 때 속물이 돼야지,
한번 뿐인 인생, 남의 파티장에서 시중이나 들고 화장실에서
사모님 뒷담화나 하며 사는 건 서글프잖아.
이왕이면 화려하게 살아봐야지. 안 그래요? (웃어 주는)
여1,2 .....
설희.. 화장실을 나가면.
두 여자, “우린 이제 죽었어” “어떡해..” 안절부절 하고.
15. 호텔 1층 로비 (N)
화장실에서 나온 설희.. 어느새 웃음기는 사라지고 서글픔만 가득한 채
또각또각 걸어 나오는데..
16. 나이트클럽 룸 (N)
신나게 약간 오버하며 노래 부르고 있는 설희.
테이블엔 양주와 안주 그득 세팅되어 있는데 보면 혼자다.
화자가 헐레벌떡 들어오면, 설희 반갑게 손 흔들며 계속 노래 부르는데
화자에겐 익숙한 모습인 듯 한숨 쉬고.
화자 (노래 꺼버리고) 사람 불러 놓고 혼자 생쑈는.. 이시간에 여기까지... 뭔일 있냐?
설희 (밝은) 뭔 일은. 너 보구 싶어 왔지.
(술 따라주며) 수인인 회사일 땜에 안 된다 그러고..
만만한 게 너네.
고맙다 친구야.
화자 니네 시댁에서 또 갈구든? 이번엔 왜?
설희 (씩 웃는데..씁쓸한)
화자 이년아. 새삼스레 뭐 그딴 걸로 꿀꿀해하냐?
너처럼 살 수 있음 난 죽는 시늉이라도 하겠구만.
설희 (밝지만 약간의 씁쓸함 담아) 난 더한 시늉도 하고 살아.
나이나 어리면 배우라도 해볼텐데 말이야.
나 그 집서 연기력 많이 늘었다? 그 집 사람들에 비해선
아직 모자라지만.. 그 집 사람들 다 배우야. 연기 다 잘해.
화자 세상에 공짜 있냐? 그 재산 누리고 사는 년이 뭘 바라냐?
설희 그래..나 암것도 안 바래. 차지욱이랑 살면 됐지뭐..
화자 ....
설희 듬직하게 뭐든 다 막아줄 거 같구.. 뭐든 다 지켜줄 거 같구..
오늘도 로펌 최연소 공동대표로 취임 했는데.. 정말 멋있었다.
아직도 그 사람 보면.. 설레... (씁쓸한 미소)
화자 (그 마음 알고 부러) 미친년.
설희 (털어내듯 일어나 밝게) 간만에 몸 좀 풀자.
17. 나이트클럽 (N)
사람들 사이에서, 설희와 화자,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다.
설희, 왕년의 놀던 실력대로 막춤을 추기도 하고..
화자와 익숙한 듯 듀엣으로 댄스를 추기도 하고...
마구 내지르는 분위기.
호텔 드레스 차림의 설희를 힐끔거리는 사람들.
설희와 화자의 광란의 시간이 잠시 지난 후,
음악이 조용한 전주로 바뀐다.
란희 무대에서 노래 부르고.

17-1. 나이트클럽 룸.
설희와 화자, 테이블로 돌아온다.
이미 취기가 많이 오른 설희와 화자.
설희, 앉자마자 맥주를 벌컥벌컥 마시는데.
화자 천천히 마셔~
설희 아~ 이제 살 거 같애. (비시시 웃는다.)
화자 이러고 살아야 될 년이 낯짝 하나 반반한 죄로 그런 집안 아들한테 낚여갖군.. (혀를
끌끌차다가도)
그래도 야. 넌..싸모님 소리 듣고 살잖냐.
설희 그래~ 난 사모님이고.. 넌 아줌마지..
오늘 이 싸모가..죽도록 쏜다..마셔 마셔.
이때 다가온 웨이터.
웨이터 누님들 인기가 살벌한데요? 부킹 제의가 기냥 물 밀 듯이.
화자 (솔깃하고)..
설희 됐어.
웨이터 누니임~ 한 테이블만 해보세요~ 물 좋~은데.
화자 (부킹하고 싶은 들뜬 마음.. 설희의 눈치 보며)
뭐 그냥 딱 테이블만 뛰어 보까?
설희 됐고. 술 좀 더.
웨이터 누님~
화자 (괜히 버럭) 됐대잖아 자식아! 빨랑 술이나 갖구 와!
(문득 무대 보고 눈 커지고) 야...설희야!!
설희, 화자의 시선을 쫒아서 무대를 보면..
무대 위. 란희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설희 (놀라는)...란희잖아.
순간 노래하던 란희와 설희의 시선이 마주친다.
란희 (...마음의 동요를 누르며 노래 계속하고)
18. 나이트클럽 룸 (N)
설희, 화자, 란희. 세 여자가 앉아있다.
란희 오랜만이다.
설희 나.. 티비에서 너 많이 봤어.
화자 (란희를 싫어하는) 많이는 머. 몇 년 반짝하고 말드만.
요샌 니 텔레비 통 안 나오대? 10년은 됐냐 안 나온지?
설희 우리 얼마 전부터 밴드 다시 연습해. 연습할때마다 너도 같이
했음 좋겠다.. 그런 생각.. 몇 번 했었어.
란희 이제 난 프로고 너흰 아마추어야. 같이 팀은 못하지.
더구나 보컬도 아닌데.
화자 보컬은 설희 있잖아?!
란희 그래. 그때도 니들이 다 설희 보컬로 밀어서 내가 탈퇴한 거잖아.
화자 괜히 우리가 설희 밀었냐? 설희는 우리 짱이고.
노래도 너보다 잘했어야!
설희 화자 넌 입 좀 다물자?
화자 (란희 보란 듯이) 예~!! 짱.
란희 (가소로운) 설희 너 시집 잘 갔단 소문은 들었어.
설희 (불편함을 없애보려고 웃으며)
나도 너 음반 나올 때 마다 챙겨들었어.
란희 법조 명문가집안 사모님께서 오실 자리는 아닌 거 같은데...
(자리에서 일어나며) 난 스케쥴이 바빠서 먼저 갈게.
란희, 룸 밖으로 나가는데
화자 (얼른 일어나며)야 야...!! (가로막고 선다)
나한텐 인사도 안하고 가냐? (얼른 자기주머니 뒤져서 명함 꺼낸다)
밤에 일하려면 건강도 챙겨야지.
알로에 필요하면 째까닥 연락해.
화장품..건강식품 다 있어. 소개도 좀 해주고.
란희 (황당한)....!!
란희..어이없다는듯 픽 웃고 밖으로 나가는데..
화자 (팍 찡그리며) 저..밥맛...
설희 (씁쓸하게 웃는데)...
19. 나이트클럽 룸 밖 (N)
란희, 나오면 로드매니저가 서 있다.
란희, 다짜고짜 로드매니저의 뺨을 후려친다.
란희 누가 이런 싸구려 무대 스케줄 잡으랬니.
로드 (억울해서) 누님이 잡으라고 하셨잖아요.
신장개업이라 출연료 세배로 콜하니까.
란희 앞으룬 수준 봐가면서 잡아.
로드 예...
란희, 속상한 기분으로 룸을 돌아보면,
20. 나이트클럽 룸 (N)
설희와 화자가 있고..
설희 솔직히 가수들... 자기 좋아하는 음악하면서.. 돈도 벌고..
그래서 란희 가수 됐다고 했을 때 참 부러웠는데...
란희도 사는게 쉽지는 않아 보인다. 그치?
화자 가수들 방송 끊기면 밤무대 전전하는 거지..
먹고 살려면 별수 있냐?
근데.. 너 진짜 아무일 없는 거야?
순간 밖에서 들리는 와장창창 소리!
설희,화자 (?)
21. 나이트클럽 룸 밖 (N)
설희와 화자, 룸에서 나오면..
저 앞. 바닥에 깨진 맥주병과 잔들. (쟁반을 들고오던 웨이터가 떨어뜨려서 깨진 것)
옆 룸의 취객남1,2가 란희를 잡아끌고 횡포를 부리는 중이다.
란희 놔. 이거!
취객1 야~! 퇴물 주제에 왜 이렇게 튕기냐.! 술 한잔만 하자니까?
로드 (란희를 막으며) 왜이래!
로드가 취객의 주먹에 저만치 나가떨어진다.
웨이터들이 달려오지만.. 취객의 서슬에.. 머뭇거린다.
설희 (웨이터에게) 뭐해요! 안 말리구.
웨이터 우리집 봐주는 형님들이라서..
취객1 (란희를 룸 안으로 잡아끌며) 잠깐만 들어왔다 가래니까?
란희 (친구들 앞에서 모멸감을 느끼며)이거 안놔. 노라구!
하며.. 취객들에게 끌려 룸 안으로 사라지는데.
그 룸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설희.
골 아픈 화자가 설희를 따르며 잡으려는.. “설희야.. 야.. 야...”
22. 다른 룸 (N)
취객 사내 두 명 사이에서 란희가 빠져나오려고 애쓰고 있고.
그때 문을 열어젖히며 들어서는 설희.
취객1 저건 또 뭐야?
설희 (입김 불어 앞머리 휙 날리고 나서)
술을 처먹었으면 곱게 꺼지세요.
저 가수가 오늘 기분이 아주 엿 같거등요?
내 기분도 엿 같구요.
취객들..어이없다는듯 픽 웃는데..
설희 누나들 건들지 마시고..빨리 꺼지라니까요.
화자 (안절부절 설희를 잡아끌며) 야.. 설희야.. 왜 그래
설희 울고 싶어 환장 하겠는데..
저 어린 세이들이 뺨까지 때려주니...나 오늘...한판 떠야겠다 화자야.
취객1 (허) 저년 저거 뭐라는거야!!
취객2가 일어서고
설희 (여고 짱 그 모습으로) 좋아. 한 놈씩은 번거로우니까
다 붙어 자식들아!!
취객1 저게.. (란희를 놓고 욱해서 일어서는데)
설희, 그 기세 그대로..
사내들을 향해 거침없이 테이블 위로 확 뛰어오르는데서!!
23. 경찰서 유치장 (N)
취객 1,2 얼굴 여기 저기 깨져 있고..
옆방엔 머리 산발하고 옷 엉망진창인 화자..
철창에 매달려서 경찰을 부르는 중이다.
화자 아저씨.. 아저씨..
그 옆.. 역시 난발한 머리와 엉망이 된 드레스차림의 설희..
난감하게 앉아있는.
24. 경찰서 일각 (N)
설희와 화자가 걸어 나온다.
지욱이 싸늘하게 이쪽을 보고 있다.
설희 (지욱의 눈을 못 마주치겠는데) ......
택시기사 제복을 입은 화자의 남편 (덕수).. 화자에게 다가오며,
덕수 니 미칬나. 콱 직이삐까?
화자 (주욱이 확 들어서) 난 잘못한 거 없는데..
덕수 내가 고삐리 때부터 전설희랑 어울리지 말라고 했지?
화자 (지욱의 눈치 보며.. 남편을 끌고 나가려하며)
나가.. 설희 남편도 있는데 왜이래..
덕수 (화자에게 끌려가며 지욱에게) 마누라 관리 좀 잘 합시다.
왜 순진한 남의 여편넨 꼬셔서 이 불란을 만듭니까?
화자 (남편을 끌고 나가며) 가아 쫌! 설희야 전화하께~
지욱에게 잔뜩 주눅든 채 목례만 하고 남편을 끌고 나가는 화자.
설희 (지욱의 눈을 아직도 못 맞추고 어쩔 줄 모르는데)
지욱 나와.
저벅저벅 앞서 가는 지욱의 뒤를 따라가는 설희.
고개를 못 들겠는데.
25. 경찰서 앞 (D)
경찰서에서 나오는 화자와 덕수
덕수 (씩 웃으며)..나..어땠어? 쫌 쎄 보였어?
화자 당신 미쳤어? 왜 그러는데?
덕수 내...전설희 신랑 금마가 재수가 없어가꼬
설레발 좀 쳐 봤지.
화자 (어이없다는듯 웃으며)어이구..우리 서방 잘났네..잘났어.
26. 달리는 차안 (N)
기사가 운전하는 차 뒷좌석에 지욱 설희가 나란히 앉아있다.
설희.. 지욱의 눈치를 본다..
설희.. 입술만 달싹..뭐라 말 하려는데.. 아무 말도 안 나오고.
지욱 어디까지 추해질래.
설희 .....
지욱 자존심 지켜.
설희 (겨우) 실수였어요,
지욱 작년 9월에도 그렇게 말했어.
설희 ......
지욱 나 먼저 오피스텔 내려주고 이 사람 집으로 데려가.
기사 예.
설희 (애써 밝게) 그냥 같이 집으루 가지 오늘 또 밤새요?
지욱 (냉랭한) 당신 이제 일개 변호사 와이프가 아냐.
그것만 명심하고 살면 돼.
너한테 다른 건 안 바래.
니가 나한테서 돈 외엔 아무것도 안 바래야하는 것처럼.
설희 ........ (지욱을 보면)
지욱 (앞을 보는 채) ....
내 수준에 맞는 친구를 만들든가, 만들 자신 없으면 집에 있어.
니 옛날 친구들, 다신 마주치게 하지마.
설희 내 친구들도 당신 어려워해. 노력할게.
지욱 (옆에 있던 서류 집어 넘겨보고)
설희 (지욱의 옆모습을 가만이 보며) .....
27. 오피스텔 건물 앞 (N)
도착하는 차.
지욱이 내린다.
설희 (애써 밝게) 아침에 갈아입을 옷 보낼게요.
지욱.. 설희에겐 일별도 안 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고,
설희.. 그런 지욱을 보는데.
설희의 차 출발해가고...
이때 설희의 차와 엇갈려 다가오는 승용차 한대.
설희 (스쳐가는 운전석의 승혜 보며) ...
승혜는 설희를 보지 못한다.
설희.. 스쳐지나간 승혜의 차를 돌아본다.
그런 설희의 얼굴위로..
호텔 행사장 일각에서...지욱과 승혜가..다정스럽게
얘기를 주고 받던 모습이 떠오르는데..
설희의 시선으로, 승혜의 차는 오피스텔 주차장 입구로 사라진다.
설희.. 다시 고개 돌린다.
설희 ..... (묘한 기분이고)...
잠깐...차 좀 돌릴래요?
기사 (의아한)예?
설희 오피스텔로..... 아니..아니예요..그냥가요.
기사..그대로 차를 몰고 가고..
설희..창밖을 바라보는 시선에 심란함..
28. 설희의 시댁 전경 (N)
설희가 탄 차 들어오고
28-1. 시댁 마당 (N)
설희, 힘없이 걸어 올라간다
29. 설희 방 (N)
들어오는 설희,
리모콘을 들어서 한쪽에 있는 오디오를 켜면
불어교육용 시디에서...대화가 흘러나오는데..
설희 드레스 룸으로 들어가고
30. 드레스 룸 (N)
온갖 명품 옷들과 백, 구두, 액세서리들이 럭셔리하게 정돈 되어 있다.
지친 듯 구석에 주저앉는 설희.
교육용 CD에서 대화가 흘러나온다.
그 불어를 따라하는 설희... 쓸쓸하다.

F.O
31. 저택 전경 (D)
32. 저택 마당 (D)
차지검장, 홍여사 산책중인데. 설희 차를 가지고 나온다.
홍여사 오늘 지욱이 댁 데리고 병원 가보려구요.
차지검장어디 불편하니? (설희에게)
설희 아뇨 아버님.
홍여사 불임클리닉 예약해놨어요.
설희 .....
차지검장지욱이 녀석은 어제도 집에 안 들어왔니?
설희 (죄송한) 예.
홍여사 얼마나 바쁘겠어요, 그런 중책을 맡았는데.
차지검장그 녀석.. 손주 만들려는 노력은 하는지 원.
설희 ....
홍여사 박원장님이 직접 의사까지 추천해주셨으니,
곧 소식 있지 않겠어요?
설희 (밝은) 죄송해요. 아버님. 어머님. 빨리 손주 안겨드릴게요.
33. 병원 로비 (D)
설희와 홍여사.. 나란히 걸어 들어오며.
홍여사 이번엔 실패하면 안 된다.
병원서 시키는 대로만 해라.
설희 예..
홍여사 우리 집에 니가 해줄 게 그거 밖에 더 있니?
애 가진 유세로 우리집에 들어왔으니..
설희 .....
홍여사 너한테 애 키우란 소리도 안 한다.
애 교육은 내가 알아서 할테니...어서 애나 낳아
설희 .....
홍여사 의사들 앞에서 행동거지 조심하고.
설희 예.
홍여사 너만 옆에 있으면 왜 이리 불안한지 모르겠구나. (후..작은 한숨)
설희 ... (애써 밝은) 잘할게요. 걱정 마세요.
34. 종합병원 일각(D)
설희와 홍여사가 일각으로 가면
병원장을 비롯한 산부인과 과장 등 의사 몇 명 함께 기다리다 맞이한다.
병원장 예약시간 맞춰 오셨네요.
홍여사 (우아한 미소) 안녕하셨어요? 원장님. 저희가 먼저 찾아뵈려구 했는데.
설희 (따라서 인사하는데)
병원장 지검장님 전화 하셨어요. 며느님 조금이라도 불편하게 하면 당장
기소하겠답니다. 하하하. 제가 필히 마중 나왔노라 꼭 전해주십시오.
홍여사 (다감하게 설희 보며) 지검장님한테도 저한테도 딸 같은 아이에요.
병원장 아무 걱정 마십시오. 이번엔 손주 안아 보실 겁니다.
자 가시지요(안내하는)
홍여사와 설희를 안내하는 병원장.
그 뒤를 따르는 의사무리들.
홍여사 원장님께서 이렇게까지 신경써주시는데.. 그래야지요.
설희 (부담감이 큰데) ... (미소 잃지 않으려 애쓰며 따르고)
35. 불임클리닉 내부 (D)
최박사의 주재 하에 검사받는 설희의 모습.
36. 불임클리닉 앞 (D)
검사를 마친 설희가.. 홍여사를 따라 클리닉에서 나오고 있다.
홍여사 병원에서 주의시킨 거, 하나도 어기면 안 된다.
설희 네.
이때 설희와 홍여사의 뒤편으로..
바삐 걸어오던 재희(의사가운)와 설희의 시선이 마주친다.
재희.. 싸늘히 시선 외면하는.
홍여사 영어 불어 공부는 좀 하니?
태교삼아 진득하니 공부 좀 해라.
결혼한지가 몇 년 짼데 그렇게 배워도 어째 늘지를 않니.
어디가도 벙어리마냥 말문을 못 트고...
설희 (밝은) 열심히 할게요. 어머님.
설희.. 지나쳐가는 재희가 신경 쓰이고.
재희.. 외면한 채 싸늘히 지나쳐 가버린다.
설희 저.. 어머님. 저 어디 좀 들릴 데가 있어요.
홍여사 (멈춰서 못마땅하게 보는)
설희 먼저 들어가세요. (총총히 재희가 갔던 방향으로 돌아가는)
홍여사 저. 저. (못마땅하고)
37. 병원 일각 (D)
의사들과 환자들이 분주히 오가는 곳.
설희..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저만치.. 재희가 레지던트들과 낮게 이야기하며 오고 있다.
설희.. 재희에게 다가간다.
설희 얘기 좀 해.
재희 (냉랭히 지나치는)
설희 재희야!
재희.. 한숨 쉬곤. 빠르게 나가버린다.
설희.. 따라가고
38. 병원 내 한적한 곳 (D)
재희 뒤를 따라오는 설희.
재희 (냉랭한) 할 말 있음 해.
설희 왜 연락 안해? 왜 전화 안 받어?
재희 바빠.
설희 내가 지금 옆집 자매 얘기 하니?
재희 (돌아선다. 올라서 그대로 퍼붓는다)
언니 보면 속이 터져서 그래. 왜 그러구 사니?
아직도 형부랑 잠자리 안 하지?
불임클리닉은 정말 불임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오는 데야.
언니 같은 여자가 시어머니 비위 맞추러 깨춤 추러 오는 데가 아니라.
그런 재희를 보고 희미한 미소를 띠는 설희.
설희 (미소띤)우리 꼬맹이 진짜 다 컸네...
재희 ....
설희 넌 나 사는꼴이 한심해 보일지 모르지만..
다들 나 부러워해.
뒤에선 손가락질해도, 앞에선 다 허리 숙여.
나 좋아. 이렇게 사는 거. 나 행복해. 그 남자랑 사는 거.
시험관 해서라도 아이만 낳으면 형부도 마음 열거야.
나 그 사람 좋아해.
재희 언닌 뇌가 없는 거니, 자존심이 없는 거니?
설희 (아직 화난 건 아니다) 너처럼 좋은 머린 태어날 때부터 없었고,
엄마 아빠 돌아가신 뒤엔 꼴랑 남아있던 자존심,
니 형부 만나면서 다 반납했어.
없으면 어때. 내가 행복하면 되는 거 아냐?
재희 그래서 언제까지 버틸래? 언니 여자로 봐주지도 않는 남자랑
언제까지 부부 연기하며 살래?
설희 그만해! 다른 사람 다 손가락질해도 넌 그럼 안 되는 거 아냐?
나 여고 졸업하면서부터 네 뒷바라지 했어.
나 아니었음 니가 나처럼 살았어야 됐을지도 몰라!
재희 지금 그 꼴로 사는 것도 나 때문이야?
언니가 형부 유혹해서 임신하고 결혼한 거, 나 의대 졸업한 뒤였어.
언니가 내 핑계 댈 때마다 내가 얼마나 돌아버릴 거 같은지 알아?!
언니가 기생충이랑 뭐가 달라?
설희 ......!!
재희 제발 정신 차려!
구차하게 살지말고 당당하게 언니 인생을 살란 말야!
(가버린다)
설희 재희야!
뒤도 안돌아보고 멀어지는 재희.
속상하고 마음 아파서 눈물 핑.. 도는 설희인데..
39. 병원 앞 도로 일각/ 승용차안 (D)
재희의 말을 떠올린 설희의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떠오르는데..
이때 한쪽에서 경차 한 대가 설희 앞에 와서 서는데..
화자가 운전하고 있다. 화자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앙징맞은 경차다.
화자 (옆자리에 타는 설희보고)기사 딸린 차는 어디 보내고?
설희 시어머니하고 같이 나왔다가 먼저 가시라고 했어.
화자 (운전해서 가면서)..저번에 경찰서서 보니까
니 신랑..표정 장난 아니던데.. 괜찮았냐?
설희 어... 넌? 니 신랑도 화 많이 난거 같던데..
화자 나야 뭐..
침대로 끌고가서..화끈하게 녹여 노면..그만이지.
내가 기술 전수 좀 해주까?
설희 기술이야 나도 빵빵합니다요.
침대로 안오는게 문제지..
화자 마지막이 언젠데?
설희 뭐가?
화자 한 침대서 잔게 언제냐고?
설희 .....(생각해 보는데)...
화자 됐다..(혀를 끌끌차며)불쌍한 가시나..
이래서 신은 공평한기다.
다 주는 법이 없다니까.
설희 (픽 웃는데)
40. 카페 일각 (D)
일각에 설희와 화자 있으면 이때 한쪽에서 수인이 다가온다.
수인 (반가운) 웬일들이야? 여기까지 다 오고..
설희 나...기분 좀 꿀꿀해서 내가 투자한 애기들 좀 보고
기분 전환이나 할까 해서..
화자 걔들 본다고 기분전환 되겠냐?
다 합쳐나 봤자...우리 씨앤블루에 정용화 반도 못따라 오든데 뭐.
수인 언니!!
우리 얘들은 컨셉이 달라. 얼굴 좀 반반한게 아니라
실력있는 밴드라니까.
화자 (픽 웃으며)도낄 개낄이지 별거 있냐?
수인 잘 됐다. 지금 가서 우리 애들 실력 좀 보면 되겠네.
곧 트레이닝 선생 앞에서...연주 할꺼거든.
(문득 생각난듯)..참...(설희보고)언니.. 우리 애들 트레이닝 선생이
누군지 알아?
설희 ....?
화자 .....?
수인 장태현..
설희 ....!!
화자 (좀 놀라는)...장태현이면.. (설희 보고) 옛날..
수인 (미소띠며)어.. 밴드 화이어버드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설희 ...!!
화자 요샌 뭐하는데?
수인 요샌 뭐...락 밴드들 다 죽었으니까..
새션맨 하나봐. 그래서 내가 우리 애들 트레이닝 좀 해달라고
특별히 부른 거야.
설희 .....
화자 장태현이 걔가 기타실력 하난 죽였지. (설희를 보고)..가보자.
어떻게 변했는지..나도 궁금하다.
설희 일하는데 거긴 왜가?
수인 아냐..한쪽에서 구경해도 돼.
설희 아냐. 애들은 담에 볼게.
수인 시간됐다. 들어가 봐야겠어.
설희 그래..가봐.
수인..자리에서 일어나 급하게 나가고
화자 (싱글 싱글 웃으면서 설희를 보는데)..
설희 또 뭔 소리할려고 느물거리냐?
화자 진짜 안 궁금하냐? 너 걔...한참 쫓아다녔잖아
설희 미친..쫓아다니긴 무슨.. 다 옛날 얘기야.
41. 수인 기획사 연습실 (D)
20대 초반 꽃미남 보이밴드 4명이 각자 자신의 악기 앞에 앉아서
각자 연주중이고. 한쪽에 서서 듣고 있는 양광열(기획사 대표)과 장태현. 수인 급하
게 들어오고
광열 어이...강본... (눈짓으로 오라하고)
수인이 태현과 광열을 보고 다가가는데..
광열 (태현에게)..우리..강수인 본부장..
수인 (인사하며)안녕하세요.. 잘 부탁합니다.
태현 ....(덤덤한)...
광열 우리 강본부장이...2년 공들인 애들이야.
실력은 웬만큼 되니까 니가 좀만 트레이닝 해주면
바로 데뷔시킬려고..
태현.. 물끄러미 밴드를 지켜보고.
수인.. 힐긋 태현의 표정 살피랴, 밴드 애들 실수할까 싶어 밴드 살피랴, 조마조마한
데.
조금은 심드렁한 얼굴로 밴드를 바라보고 있던 태현..
연주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연습실 밖으로 나가는데..
놀라는 수인과 광열.. 수인 쫓아 나가고
광열 (밴드한테)그만 해!!
밴드가 연주를 멈추고...광열 얼른 밖으로 나간다.
42. 연습실 앞 (D)
태현 가는데 수인이 좇아오며..
수인 왜요? 뭔 문제 있어요?
태현 (돌아보며) 어린애들 학예회 하는 것도 아니고..
쟤들 데리고 뭔 놈에 트레이닝을 하란 겁니까?
광열 (다가오며)..아니..그게...요즘 애들이 다 그렇지 뭐..
태현 이러니...개판이란 소릴 듣지.
(수인을 보고) 음악가지고..장난치지 마쇼.
태현이..돌아서서 가는데..
수인..충격으로 멍한 얼굴로 그런 태현을 바라보는데..
광열 (떨떠름하고 착잡한) 아..그 자식..성질머리하곤..
수인 ......!
43. 달리는 차안 (다른 날, D)
기사가 운전하는 차에.. 설희 뒷좌석에 앉아서 핸드폰으로 문자중.
‘우리 꼬맹이... 생일 축하한다. 언니 오늘 불임클리닉 가는 날이야.
끝나고 같이 밥 먹자.‘
옆에서 음식 싸 놓은 거 보이고.
설희 문자 보내고 나면.. 전화가 온다.
설희 네.. (사이)네 제가 전재희 선생 언닌데요. (사이)출근을 안하다뇨?
(사이) (걱정과 불안으로) 네.. 저도 연락받은 건 없는데요.
설희 전화 끊고 급하게 전화 걸고
44. 재희의 오피스텔 (D)
울리는 전화벨...
재희.. 침대 아래에서 굉장히 아파하고 있다.
45. 달리는 구급차 (D)
요란하게 소리 울리며 달려가는 구급차.
46. 병실 (D)
침대에 재희가 누워 잠들어 있고..설희가 그런 재희를
바라보고 있다.
만감이 교차하는 설희의 얼굴..눈물이 그렁해지는데..
이때 재희가 정신을 차리는듯.. 눈을 뜬다.
설희..얼른 감정수습하고 손등으로 눈물을 훔쳐내는데..
재희..그런 설희를 보자..고개를 돌려 외면하는데..
설희 (애써 담담하게)넌 알고 있었다면서.
재희 .....
설희 왜 말 안했니?
재희 .....
설희 (속상하고 화난다)기집애... 혼자 똑똑한 척은 다 하더니 꼴좋다.
꼴 좋아!!
재희 ...
설희 나 사는 거 그렇게 못마땅해 하더니..
이런식으로 나 엿먹이는거니?
재희 ...(시선은 외면한채)
설희 언제부터니? 언제부터 아팠던거야?
재희 그게 뭐 그리 중요해.
지금 분명한건...언니 인생도 내 인생도...구질구질 하다는거 뿐이야.
피곤해...그만가라.
재희 눈 감아버린다.
설희 (보며) ... (망연한 기분)
47. 병동 복도 (D)
설희 눈에 눈물 그렁해지고... 어찌할 바 몰라 걷는 설희 위로
의사(E) 골수암입니다.
지금으로선...골수 이식만이 유일한 희망인데..
전설희씨 골수가 안 맞으면 기증자 찾기가 쉽진 않을겁니다.
설희의 핸드폰 걸려오고
설희 (잠시 망설이다..전화를 받는데)...네 어머님.
48. 저택 거실 (D)
홍여사 지금 어디니? 오늘부터 시술 받는 거 알지?
49. 병원일각 (D)
설희 네. 지금 가는 길이에요. (사이) 네. 그럼요.
(전화 끊고 막막한)...
50. 불임클리닉 (D)
담당의와 마주앉은 설희.
최박사 검사결과가 좋네요. 스트레스는 피하시구,
하루 30분씩이라도 가벼운 운동..거르지 마세요.
설희 네..
최박사 그럼 다음 주에 같은 시간으로 예약 잡아 놓을게요.
설희 (일어나려다) 저..
최박사 말씀하세요.
설희 (어렵게 말 꺼낸다) 혹시... 골수 이식이...임신하는데..
최박사 .....?!!
설희 아닙니다. 그만 가볼께요.
설희 자리에서 일어나고 밖으로 나간다.
51. 한강변 (D,석양)
한강다리 위를 걷고 있는 설희.
설희..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서...상념에 잠기는데...
52. 저택 거실 (N)
홍여사 (소파에 앉아 통화 중인)
그래...요샌..불임클리닉 보내잖아. 거기 최박사가..국내 최고래.
난 해줄거 다 해준다고 하는데...그 애가 이런 내 맘을
알아나 주는지 원.. 글쎄 말이야. 어..내 또 연락할게..
설희 들어오면,
홍여사.. 설희를 본다.
설희 다녀왔어요.
홍여사 불임클리닉은 다녀왔고?
설희 예.
홍여사 최박사가 시키는건 뭐든 해라.
그만 올라가 쉬어.
설희.. 그냥 올라갈까 말할까 망설이는.
설희 (결심하고) 저.. 잠깐 드릴 말씀이 있어요.
홍여사 ....?
설희 (자리에 앉는데)..
홍여사 뭔데?
설희 동생이...입원을 했어요.
홍여사 사돈 처녀가?
아니..무슨 의사가..지 몸하나 제대로 못 살핀데니?
어디가 아파서?
설희 ......
홍여사 .....?
설희 암이예요. 골수암..
홍여사 (놀라는데)...그...그게... 어떻게 그런...
설희 ......
홍여사 .......
잠시 무거운 침묵이 흐르다가..
홍여사 쯧쯧 .. 부모도 없이 무슨 팔자가.. 안 됐구나. 어쩌면 좋니?
설희 골수이식을 받아야 할 수 있대요.
홍여사 골수이식?
그럼 빨리 기증자를 찾아야지.
설희 검사를 받아봐야지만....아무래도...자매인..제가...조건이 맞을
확률이 제일 높답니다.
홍여사 (당황하는)..니가?
설희 예..
홍여사 아니 그럼...불임 클리닉은 어쩌구?
조심하고 또 조심해도 모자랄판에..골수까지 빼내는게 말이되니?
설희 (황당하고)..어머니..
홍여사 (단호하게)넌 빠져 있어라.
기증자야 찾으면 되는거지.. 행여라도 딴 생각말고.
(주방에 대고)아줌마...지욱이 댁 보약 다려 올려줘요.
가정부(E) 예~ 사모님.
설희 (암담한데)...
53. 설희 방 (N)
그 설희.. 들어온다.
어째야할지를 모르겠다.
설희 (핸드폰을 거는) 당신 바빠요?
지욱(F) 미팅 중이야. 나중에 전화해. (달칵 끊기는)
설희.. 더 답답해지고..
의사(E) 전재희씨 가족이 아니라면..
서로 맞을 확률은 600분의 1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설희 심란해서 어쩔 줄 모르는데..
54. 병원 (D)
- 골수 이식에 필요한 검사를 받는 설희의 몽타쥬..
그 위로..
해나 (소리)지금 뭐라 했니? 골수암?

55. 카페 (D)
수인 해나..화자가 앉아 있는데..
화자 눈이 벌게져 있는데..
화자 (눈물이 그렁해지고) 하이고..무슨 가시나 팔자가..그 모양이니?
수인과 해나 너무 놀라서 말을 하지 못하는데..
화자 설희..그 기집에 재희라면 얼마나 끔찍했니?
동생 뒷바라지 한다고...지는 입을거 안입고..먹을거 안먹고..
몽땅 쏟아부어서 키운앤데
그런 재희가...암이라니...설희 심정이 어떻겠냐고..
수인 ....
해나 .....
화자 살 길은 골수 이식하는거 뿐이랜다.
니들도 다 검사받을 각오들 해.
수인 그래야지.
해나 설흰 지금 어때?
56. 병원 일각(D)
복잡한 심정으로 걸어 나오는 설희 얼굴 위로
의사(E) 조직 적합항원검사 결과 완전일치로 나왔습니다.
전설희씨가 골수를 이식해 주시면 완치 가능성도 있겠어요.
57. 로펌 앞 (D)
[법무법인 지천명] 로고가 보이는 빌딩.
기사가 문 열어주는 외제차 뒷자리에서 내리는 설희.
설희.. 빌딩 안으로 들어가고,
58. 로펌 안 (D)
설희. 걸어오면..
여사환들이 일어나서 인사한다.
그녀들 중에 호텔 화장실에서 설희의 뒷담화 하던 여사환1,2도
바짝 긴장해 있다.
설희가 그녀들을 지나쳐가자..
소곤대는 여사환1,2.
여사환1 (겁 집어먹고) 야. 우리 죽이러 온 거 아냐?
여사환2 설마..
59. 로펌 일각 (D)
설희.. 걸어오고...
(분주하고 바쁜)변호사들이 설희에게 정중하게 목례하며 지나쳐 가고..
60. 로펌 지욱 사무실 비서실 (D)
설희가 오면..
대표변호사 사무실 앞답게 여자 비서진이 나란히 앉아 근무 중인.
여비서, 일어서더니, 설희에게 배꼽인사를 하고..
설희 변호사님 계시죠?
여비서1 예.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사모님. (인터폰에) 사모님 오셨습니다.
들어가시죠. 사모님.
설희.. 마음 다잡고.. 문 열고 들어간다.
61. 로펌 지욱 사무실 (D)
설희.. 들어오면.
지욱.. 책상에서 일하고 있다가.. 설희 보는데.
지욱 (?) 웬일이야?
설희 미안해요, 방해하는 건 아니죠? (소파에 앉는데)
지욱 (다가와 마주 앉는)
설희 우리 얼마 만에 얼굴 보는 건지 알아요?
통화도 못할 정도루 바쁜 거에요?
여비서1 (노크소리와 함께 들어와) 사모님. 차 뭘로 준비할까요?
지욱 금방 갈 거야.
여비서1 (인사하고 나가면)
지욱 바빠. 처제 골수이식 땜에 온 거라면 다음에 얘기해.
설희 (놀라) 알구.. 있었어요?
지욱 어머니 전화 하셨더라. 어머닌 절대로 안 된다는 입장이셔.
설희 설득 좀 해줘요. 어차피 내 말은 안 들으실 거구.. 자기 말이라면..
지욱 어머니 뜻 따라. 집안 분란 만들지 말고. 기증자 찾으면 돼.
설희 기증자 안 나타나면요? 그러지 말구 어머니 설득 좀 해요.
지욱 그 얘긴 끝났어..
(일어난다) 바빠. 그만가봐.
지욱.. 책상으로 돌아가 다시 분주히 일 하고..
설희 (서운하게 지욱을 보는데) .........
지욱 (설희 보지도 않고 일하며) 안 가?
설희 난 당신이 내 편 들어줄 줄 알았어.
내가 아무리 모자라도 난 당신 와이프구.. 재흰 내 동생이구..
걔가 나한테 어떤 존잰지 당신 알구..
어머니 설득하는게 그렇게 힘든 일이야?
우리가 애 없는 이윤 당신이 잘 알잖아!
지욱 (본다) 목소리 낮춰.
설희 대체 언제까지 비위맞춰야 날 사람으로 봐줄 거니?
왜 이렇게 잔인하니 당신 집 사람들!
언제까지 날 등신취급할건데?
지욱 (낮고 강한) 소리 죽이라고 했어.
너 한번 씩 이성 잃고 이럴 때마다 얼마나 치떨리게
싫은지 알아?
설희 .....
지욱 우리 집이 잔인해? 임신 핑계로 우리집에 잔인하게 눌러앉은 건 너야.
유산 안 되게 했어야지 그럼. 어머니 이해 못해?
니 동생만 중요하고 너한테 우리집은 뭐니?
설희 그땐.. . 당신도 나 좋아했잖아.
지욱 결혼할 마음까진 없었어.
설희 .....
지욱 나 실수 안하는 거 알지? 내 인생 딱 한번 실수. 그게 너야.
설희 .....
지욱 니가 나 원했고, 니가 선택한 인생이야. 어머니 말씀 들어. (일하는)
설희 (절망감) .... (지욱을 본다. 보다가.. 일어난다)
내 골수.. 재희랑 조건 맞대. 기증자 기다리다 재희 죽으면..
이젠 나한테..
(목소리 잦아들며) 아무도 없어. 어머니 설득 시켜줘요.
나가는 설희..
지욱 (착잡한)....!!
62. 로펌 복도 (D)
설희.. 걸어 나오는데...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고..
63. 달리는 차안 (D)
설희...그 기분에 젖어... 서글프게 창밖을 보며...
64. 저택 거실 (D)
설희 들어오면.. 홍여사 기다리고 있었다.
홍여사 앉아라.
설희 (자리 앉으면)
홍여사 최박사한테 전화 받았다. 시술도 안 받고 어딜 다녀오는 거니?
설희 (결심) 어머님. 제 동생... 제가... 골수 이식해 줘야 될 거 같아요.
홍여사 (단호한) 안 된다. 넌 지금 그럴 몸이 아니잖니.
설희 이식해줘도 임신하는 덴 지장 없대요.
홍여사 (OL) 멀쩡한 사람 골수를 빼내는데 어떻게 아무 이상이 없어!
설희 (암담한)...
홍여사 네 그 몸 만들려고 내가 얼마나 애썼는데..왜 이제와 딴 소리야!!
설희 저한텐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에요.
홍여사 지욱이 대 이을 사람도 너 하나야!
설희 (황망하게 보는)
홍여사 벌써 잊은 거니? 이미 넌! 차씨 집안 대 이을 아이 니 뱃속에서 죽였어.
그 아이 없었다면 처음부터 너 이 집안에 들여놓지도 않았다.
이 집안에 들어 온 이상 니 몸도 니 께 아냐. 너한텐 결정권 없다.
절대 안돼!
설희 (떨린다)...
홍여사 옷 갈아입고 내려와 약 먹어라.
홍여사가 방쪽으로 가버리면..설희의 눈에 눈물이 그렁해지는데..
65. 설희 방 (D / N)
들어오는 설희...
그대로 침대에 엎어진다...
공허한 설희의 눈동자...
시계가 새벽 3시를 넘어가고 있다.
침대에 오두마니 앉아있는 설희...... 긴 밤.... 많은 생각...
(김창완의 “회상” 선행되고)
길을 걸었지 “ ... 누군가 옆에 있다고... 느꼈을 때엔...나는 알아버렸네...”
F.O
66. 밴드 연습실
설희.. 노래하고 있다.
잔잔하고 담담해서 더 아련하게 들려오는 설희의 노래는 계속 되며,
인서트 되는 장면들.
67. 병원 (D)
설희.. 또각또각 걸어오고 있다.
68. 병원 무균실 (D)
무균실 안에 잠들어 있는 재희.
창밖에서 보고 있는 설희....
69. 다시 밴드 연습실
눈에 물기가 그렁한 설희 얼굴..... (흘러내리진 않는..)
마지막 소절 노래하는 설희.
“....미운 건... 오히려 나였어,,,,”
설희의 표정에서 뭔가 결심의 느낌이 드는 순간!
음악이 신나는 음악으로 바뀐다. 어떤 해방의 느낌!
순간, 설희, 올백으로 단정히 넘겨 하나로 틀어 올렸던 머리를 푼다.
머리를 흔들자 머리가 마구 헝클어진다.
설희.. 전혀 다른 분위기의 여자가 된다.
설희, 여고시절 그때처럼.....폭발적으로 신나는 락을 노래한다.
분위기 대반전!
가슴 터질 것 같은 반주.......!!
70. 저택 주방 (N)
가족 모두 식탁에 모여 앉아 식사 중이다.
지욱 (먹으며 설희 보는)
설희 (시선 내리고 담담히 식사만)
홍여사 (그런 설희가 마음에 안 들고)
동서 설희 보곤 어색하게 ( , 친한 척) 형님 헬쓱해지셨네.. 뭐 고민 있으세요?
설희 (지욱을 본다)
지욱 불편하면 올라가 쉬어.
설희 아뇨. 아버님. 저 드릴 말씀이 있어요.
홍여사 (차지검장 눈치 보곤) 그 얘기라면 더 할 거 없다.
차지검장무슨 얘기?
홍여사 별거 아니에요. (설희에게) 좋은 날이다. 좋은 얘기만 하자.
동서,시누 (설희 힐긋)
설희 아버님 죄송해요. (홍여사 보며) 어머님. (그리고 지욱을 보는데) .........
지욱 (설희를 보고)...
다들 설희에게 시선 집중.
설희 .... 저, 이혼하겠습니다.
지욱 (!)
홍여사 (!)
모두 (!)
놀라는 얼굴들에 설희의 노랫소리 커지고...
71. 다시 밴드연습실
앞 씬에서 이어지는 설희의 노래.
설희.. 눈물 그렁한 얼굴로 환하게 웃으며
폭발적으로 노래하는.. 설희의 얼굴에서 스톱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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